스무살 맞는 콩세알도서관

만수동에서 스무 돌을 준비하는 작은 도서관
영상과 이미지가 빠르게 쏟아지는 일상 속에서 책 한 권을 천천히 읽는 시간은 생각을 가다듬는 계기가 된다. 인천 남동구 만수동에는 주민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쉬어갈 수 있는 동네 문화공간인 콩세알도서관이 있다.
콩세알도서관은 2007년 문을 열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만수역과 문일여자고등학교 정문 사이의 사거리 모퉁이에 자리한다. 주변에는 다세대주택이 밀집해 있으며, 도서관은 이곳에서 책과 사람을 잇는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이어왔다.
이 도서관이 내세운 방향은 숫자나 외형적인 규모와 거리가 있다. 주민이 책을 읽고 쉬어가며 꿈과 힘을 얻는 문화 사랑방, 자연과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지혜의 숲을 지향한다. 이름에 담긴 뜻 역시 사람뿐 아니라 땅과 하늘의 여러 생명을 함께 생각한다는 의미와 맞닿아 있다.
책에서 자연과 이웃으로 이어진 활동
콩세알도서관은 개관 이후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참여할 수 있는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책을 읽고 토론하는 활동에 머물지 않고 모내기와 가을걷이도 진행했다. 먹거리의 소중함과 자연의 신비를 직접 체험하도록 구성한 활동이었다.
지역에 뿌리를 둔 운영 성과도 이어졌다. 노인을 위한 그림 교실은 2019년 인천시 작은도서관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콩세알도서관은 2024년 남동구 평생학습 유공 기관으로 수상했으며, 현재는 2026년 남동구 학습충전소 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된 상태다.
공공기관의 지원사업은 작은 도서관이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콩세알도서관도 프로그램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사업 참여와 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
여러 사람의 후원과 봉사로 이어온 시간
스무 돌을 앞둔 콩세알도서관은 특정한 한 사람에게 의존하기보다 여러 사람이 뜻을 모아 후원하고 봉사하며 지켜온 공간이다. 초창기에는 인근 대단지 주공아파트에서 어린 자녀를 데리고 찾아오는 주민이 많았다. 당시 도서관을 이용하던 어린이 가운데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된 이들도 있다.
도서관 안에는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장난감이 놓여 있고, 그림책과 만화책도 마련돼 있다. 책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도 부담 없이 도서관에 들어오고 독서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려는 구성이다.
다만 저출산과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주요 이용 연령대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도서관을 자주 찾던 인근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고 어린이 이용자도 눈에 띄게 줄었다. 청소년은 바쁜 일정 탓에 방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누구나 도서관 안에서 무료로 책을 열람할 수 있지만 도서를 빌리려면 평생회비 1만 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처음 방문한 어린이 가운데 이 비용을 부담스러워해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있었다. 어린이 이용자가 감소하면서 새로운 아동도서를 들여놓는 데에도 신중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도서관은 가정에서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고령화 속에서 커지는 노년층의 독서 수요
어린이 방문이 감소한 것과 달리 노년층의 이용은 비교적 활발하다. 그림 교실과 같은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데다 꾸준히 책을 빌려 읽는 고령 이용자도 있다. 예순을 넘긴 한 남성 이용자는 대하소설을 한 번에 두 권씩 지속해서 빌려 가고 있다.
바쁘게 살아오느라 독서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86세 여성 이용자는 방문할 때마다 읽을 만한 책을 추천받는다. 책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을 메모해 손주들에게 건네기도 한다. 이 같은 모습은 작은 도서관이 세대 간 생각과 문장을 연결하는 생활문화 공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용자 연령 구조의 변화에 따라 노년층에 특화된 도서관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운영 현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지역 인구의 변화를 반영하면서도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과 노인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의 성격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과거에는 자원활동가와 청소년 자원봉사자가 많았지만 현재는 봉사자와 후원자 규모가 이전보다 다소 줄었다. 이에 따라 콩세알도서관은 여러 공공기관의 지원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고전과 역사 시와 음악이 만나는 동아리
콩세알도서관에서는 책을 중심으로 한 여러 동아리가 운영된다. 동양 고전을 원문으로 읽고 해석하는 고전수다, 한국사를 비롯한 역사서를 폭넓게 살피는 뿌리 깊은 나무, 노년층이 참여하는 노인을 위한 그림 교실 등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인 통기타 동아리인 낭만 기타도 자리를 잡았다. 이 동아리는 만수1동 주민총회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도서관의 활동이 서가와 열람 공간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 행사로 이어진 사례다.
계단 벽에는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솜씨가 담긴 작품들이 자리한다. 서가에는 미뤄뒀던 독서를 다시 시작하거나 새롭게 관심을 둘 만한 책들이 놓여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러 세대가 책과 문화를 매개로 만나기를 바라는 공간의 성격이 내부 곳곳에서 드러난다.
도서관은 다양한 세대가 고르게 참여하는 책 관련 동아리가 더욱 활발하게 운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공간을 이용하려는 지역 주민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콩세알도서관 동아리 운영 내용
| 프로그램 | 대상과 내용 | 운영 시간 |
|---|---|---|
| 알콩달콩 동화 모임 | 어린이집 원아 대상 동화 구연과 체험 활동 | 넷째 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
| 알콩달콩 동화 모임 | 성인 대상 그림책 토론 | 월 2회 오후 6시 30분 |
| 낭만 기타 | 성인 대상 통기타 동아리 | 수요일 오후 4시 |
| 고전수다 | 성인 대상 동양 고전 탐독 | 화요일 오후 7시 |
| 참사랑 | 성인 대상 독서 토론 | 수요일 오후 6시 |
| 뿌리 깊은 나무 | 역사서 탐독 | 목요일 오전 10시 20분 |
| 시시콜콜 | 성인 대상 시 낭독과 수필집 출간 등의 활동 | 첫째·셋째 주 토요일 오후 3시 |
| 토요시네마 | 영화 감상 |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시 |
시시콜콜에서는 시를 소리 내어 읽고 문장을 천천히 곱씹는다. 수필집 출간을 비롯한 글쓰기 관련 활동도 함께 이뤄진다. 참사랑에서는 책을 읽은 뒤 생각을 나누고, 고전수다와 뿌리 깊은 나무에서는 고전과 역사를 차분하게 살핀다. 동화 구연과 그림책 토론, 통기타와 영화 감상까지 활동의 범위도 다양하다.
큰 도서관과 다른 동네 서가의 가치
콩세알도서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공공도서관인 인천도서관이 있다. 다만 넓은 대로와 가파른 언덕을 지나야 하고 날씨의 영향도 받을 수 있어 일부 주민에게는 접근이 쉽지만은 않다.
콩세알도서관은 동네 한가운데 자리해 주민이 생활권 안에서 찾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양서를 중심으로 서가를 채우고 주민의 관심사와 연령 변화에 맞춘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생활 가까이에 있는 작은 도서관은 책을 빌리는 장소를 넘어 이웃이 만나고 배움을 이어가는 문화 사랑방으로 기능하고 있다.
다세대주택이 모인 골목과 사거리, 학교와 지하철역 사이에 놓인 콩세알도서관의 입지는 이 공간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주민이 오가는 일상적인 동선 안에서 책과 사람, 세대와 지역 활동이 자연스럽게 만난다.
위치와 이용 안내
- 위치 인천광역시 남동구 하촌로59번길 21 2층, 만수동
- 찾아가는 길 인천도시철도 2호선 만수역 3번 또는 4번 출구로 나온 뒤 뒤돌아 골목길을 따라 문일여자고등학교 정문 방향으로 이동하면 된다. 중간 사거리까지 도보로 약 3분이 걸린다.
- 운영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 휴관일 일요일과 공휴일
- 열람 누구나 무료 이용 가능
- 대출 평생회비 1만 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한 뒤 이용 가능
- 문의 콩세알도서관 032-464-2348
동아리 운영 일정과 이용 조건은 콩세알도서관이 안내한 내용이다. 방문 목적에 따라 운영 여부와 시간을 콩세알도서관에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