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화가가 그린 위로

두 사람이 오랜 시간 쌓아 온 그림 기록을 한자리에서 선보인 서양화 2인전 우리가 그려온 것들이 2026년 10월 17일부터 10월 23일까지 송도 G타워 G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에는 전준미 작가와 최혜선 작가가 일상에서 발견한 장면과 상상의 세계를 각자의 색채와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소개됐다. 꽃과 고양이, 판다, 자연 풍경처럼 친숙한 소재들이 화면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이어졌다.
상상과 꿈을 담은 전준미 작품
전준미 작가는 환상과 꿈속에서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를 작품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일상의 피곤함을 그림으로 위로받았으며, 자신이 그림에서 얻은 위로를 관람객에게도 전하고 용기를 건네고자 전시를 열었다고 밝혔다.
좋아하는 판다를 곁에 두고 상상하기를 즐기는 작가의 성향은 작품 곳곳에 드러났다. 나무에 매달린 목마와 판다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현실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조합이지만, 화면 안에서는 선물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익숙한 동물과 동화적인 소재가 만나면서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구름에서 고래의 형상을 떠올린 작품도 상상력을 보여줬다. 평소 익숙하게 바라보는 풍경 속에서 전혀 다른 존재를 발견하고, 현실을 뛰어넘는 장면으로 확장한 발상이 눈길을 끌었다.
가을의 코스모스와 소녀를 담은 작품에서는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정서가 나타났다. 일상의 풍경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본 전준미 작가의 특징이 화면에 담겼다.
강렬한 색채의 최혜선 작품
최혜선 작가의 작품에서는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가 두드러졌다. 유난히 파란 눈동자를 지닌 고양이와 화려한 꽃은 화면의 중심을 이루며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았다.
꽃과 장식품을 함께 구성한 꽃다발 작품은 장식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꽃 위에 왕관을 더한 표현은 꽃을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게 했다. 해마다 다시 피어나는 꽃,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들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족두리, 본래 물건을 올려놓는 받침대로 사용되는 장식장이 한 화면에 놓였다.
서로 다른 시간의 흐름을 지닌 대상들이 함께 구성됐지만, 세월이 지나도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작품을 하나로 묶었다. 꽃의 생명력과 오랫동안 보존되는 물건의 특성이 대비되면서도 조화를 이뤘다.
두배의 행복은 맛있는 사탕과 생생한 그림을 함께 담아낸 작품이다. 사탕의 달콤한 이미지가 회화적 표현과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을 키웠다.
꽃이 간직한 시간
유난히 붉고 아름다웠던 매화는 한 해 봄의 모습 그대로 그림에 남았다. 꽃봉오리가 맺히는 순간부터 활짝 피고 서서히 시들어가는 모습까지 세밀하게 묘사돼, 한 송이 꽃이 지나온 시간을 살펴볼 수 있었다.
오래 간직하고 싶어 그림으로 남기었노라라는 표현처럼, 작품은 사라질 수 있는 계절의 한 장면을 그림으로 붙잡았다. 꽃의 가장 화려한 순간만이 아니라 변화하는 전 과정을 담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나팔꽃 작품에서는 덩굴이 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이 펼쳐졌다. 짙게 느껴지는 색감과 위로 뻗어가는 줄기가 어우러지며 꿈속 장면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고양이로 표현한 일상의 순간
잠이 들 듯 말 듯한 순간을 고양이를 모델로 표현한 작품도 전시됐다. 나이가 들수록 쉽게 잠들지 못하는 일상의 경험을 친근한 동물의 모습에 담아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다른 작품 속 고양이는 어딘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고양이의 시선과 자세는 단순한 동물 묘사를 넘어 관람객이 화면 밖의 상황을 상상하도록 이끌었다. 익숙한 고양이의 모습에서 생각할 거리를 발견하게 하는 구성이었다.
그림 앞에 머문 관람객들
G타워 G갤러리에는 학생 관람객들도 찾아왔다. 처음에는 즐겁게 웃으며 시간을 보내던 학생들이 어느새 그림 앞에 머물러 작품을 자세히 감상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관람객들은 인상 깊은 작품을 중심으로 사진을 남기며 전시를 살펴봤다.
최혜선 작가의 얼음성을 비롯해 꽃과 동물, 상상 속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장에 놓였다. 서로 다른 소재와 색채를 지닌 작품들은 한 공간에서 전준미 작가와 최혜선 작가의 개성을 나란히 보여줬다.
일상을 사랑스럽게 바라본 두 시선
전준미 작가와 최혜선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장면을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그려냈다. 평범한 꽃과 동물, 계절의 풍경은 두 작가의 표현을 거쳐 새로운 상상과 감정이 담긴 회화로 바뀌었다.
이번 전시는 일상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이 그림을 통해 위로와 즐거움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작품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관람객도 직접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과 새로운 꿈을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두 작가가 오랫동안 이어 온 그림 기록은 각기 다른 색채와 소재를 지녔지만, 가까운 일상을 소중히 바라본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었다. 송도 G타워 G갤러리에서 열린 이번 2인전은 익숙한 풍경을 다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상상과 영감을 발견하는 자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