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익은 우리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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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서 익은 우리 술

쌀과 물, 누룩으로 막걸리를 직접 빚고 가양주에 담긴 사연을 나누는 제4회 우리 술 콘서트가 남동생활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는 전통주의 맛을 겨루는 데 그치지 않고, 술을 만든 사람의 정성과 추억을 함께 나누는 생활문화 교류의 장으로 꾸려졌다.

제4회 우리 술 콘서트는 2026 남동구 생활문화 동아리 지원사업으로 마련됐다. 인천문화재단과 남동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인천가양주연구회가 주관했다. 인천가양주연구회는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전통 가양주 문화를 공유하고 계승하며, 관련 문화를 연구하고 확산하기 위해 활동하는 모임이다.

행사는 선착순으로 접수한 20명이 참여한 가운데 두 부분으로 진행됐다. 1부에서는 원데이 클래스인 나만의 막걸리 빚기 체험이 열렸고, 2부에서는 연구회 회원들이 직접 만든 술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하는 가양주 주 토크가 이어졌다.

쌀과 물 누룩으로 시작한 막걸리

1부 나만의 막걸리 빚기 체험은 연구회에서 전통주 지도를 맡고 있는 양조장 대표가 전통주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전통주가 어떤 재료로 만들어지고, 집에서 빚던 술인 가양주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봤다.

가양주는 한자로 집 가, 빚을 양, 술 주를 써서 집에서 빚는 술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상들은 집집마다 술을 빚었고, 이렇게 만든 술은 귀한 손님을 대접하거나 집안의 중요한 제사에 사용됐다.

막걸리를 빚는 기본 재료는 쌀로 지은 고두밥과 물, 누룩이다. 재료는 단순하지만 술을 빚는 사람의 손맛과 체온 등에 따라 완성된 술의 맛과 향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으로 소개됐다.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만드는 과정과 정성에 따라 서로 다른 술이 탄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참가자들은 준비된 쌀과 물, 누룩을 손으로 정성스럽게 치댄 뒤 숙성용 통에 담았다. 재료가 고르게 섞이도록 직접 만지고 살피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체험장은 차분한 집중감으로 채워졌다. 처음 막걸리를 빚는 참가자들도 설명에 따라 순서대로 작업을 진행했다.

완성된 재료는 각자 가져가 약 1주일에서 2주일 동안 숙성시키게 된다. 이 기간에는 술의 상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꾸준히 살펴봐야 한다. 막걸리 빚기는 체험장에서 끝나는 활동이 아니라, 집에서 숙성 과정을 지켜보며 완성해 가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회원 15명이 선보인 가양주

잠시 휴식한 뒤 진행된 2부 가양주 주 토크에서는 인천가양주연구회 회원들이 직접 빚은 술이 소개됐다. 연구회 회원 15명은 저마다의 사연과 정성을 담은 가양주를 내놓고 참가자들과 시음을 나눴다.

이날 주 토크는 술의 맛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사람, 노래, 장소, 음식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에 어울리는 술을 고르고, 그 술을 추천한 이유와 관련된 추억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형식이었다.

술 한 잔에 얽힌 사람과 장소, 함께했던 음식과 노래가 소개될 때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단순히 향과 맛을 비교하는 자리가 아니라 술을 매개로 사람의 기억과 마음을 나누는 소통의 시간이 펼쳐졌다.

연구회 회장은 회원들이 모두 의미를 담아 소중하게 빚은 술인 만큼 순위를 가르는 일보다 이야기를 나누는 데 의미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행사는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의 순위 경쟁과 달리, 전통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화하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현장은 참가자와 회원들이 서로의 설명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분위기였다. 회원들이 술에 담긴 사연을 풀어놓고 참가자들이 추천할 술을 고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행사장은 한층 정겹고 화기애애해졌다.

순위보다 정성을 나눈 시간

현장 투표에서는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회원에게 상품이 수여됐다. 다만 행사의 중심은 우열을 가리는 데 있지 않았다. 회원들에게는 자신이 정성껏 빚은 술을 다른 사람이 맛보고 좋아해 주는 경험 자체가 의미 있는 보람으로 받아들여졌다.

행운권 추첨도 진행됐다. 추첨 상품으로는 쌀 5kg과 전통주가 마련돼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일부 회원들은 자신에게 돌아온 상품을 행사 참가자에게 양보했고, 이러한 모습은 행사가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이번 우리 술 콘서트는 직접 술을 빚는 체험과 완성된 가양주를 맛보는 시음, 술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대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 참가자들은 막걸리의 기본 재료와 숙성 과정을 배우는 데서 출발해, 집마다 술을 빚어 귀한 손님을 대접했던 가양주의 의미까지 자연스럽게 접했다.

특히 회원들이 만든 술은 단순한 시음 대상이 아니라 각자의 사람과 노래, 장소와 음식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의 중심에 놓였다. 정성껏 빚은 술을 함께 나누는 가양주의 성격이 행사 구성과 현장 교류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남동생활문화센터 장소 정보

행사가 열린 남동생활문화센터는 인천광역시 남동구 독점로30번길 15에 있다. 이곳에서 진행된 제4회 우리 술 콘서트는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을 바탕으로 전통주 만들기와 이야기 나눔을 함께 선보인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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