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지도 위 계양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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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지도 위 계양을 걷다

대동여지도로 만나는 계양의 역사

계양구 마을공동체로 선정된 우리 마을 유물탐험대가 2026년 대동여지도를 활용한 역사·미술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지도를 살펴보며 계양의 문화유산을 이해하고, 참가자들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지도를 완성하는 구성이다.

프로그램은 옛 지도에 담긴 지역의 흔적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역사수업과 지도 정보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미술수업으로 이어졌다. 계양의 과거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공간과 연결해 이해하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이번 활동의 핵심이다.

계양산성박물관에서 펼친 대동여지도

첫 역사수업은 인천광역시 계양구 계양산로 101에 있는 계양산성박물관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박물관에 전시된 계양 지역 관련 자료를 살펴본 뒤 교육용 대동여지도를 직접 펼쳐보며 지도의 형태와 특징을 익혔다.

대동여지도는 조선의 지리학자 고산자 김정호가 철종 때인 1861년에 제작한 전국 지도다. 모두 22첩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부분을 이어 펼치면 대형 전국지도가 된다. 접어서 보관할 수 있는 분첩절첩식 구조를 적용해 휴대와 이용의 편의성을 높였고, 목판으로 인쇄해 지도를 보급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수업에서는 대동여지도가 산과 길, 지역의 위치를 비교적 정확하고 정밀하게 표현해 사람들이 지도를 보며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을 다뤘다. 참가자들은 여러 장으로 나뉜 지도를 이어 붙이며 전국의 지형이 하나의 큰 지도로 연결되는 과정을 확인했다.

현재의 계양산은 대동여지도에서 부평 위쪽의 ‘안남산’으로 표시돼 있다. 오늘날 익숙한 지명이 옛 지도에는 다른 이름으로 기록돼 있다는 사실은 지역의 역사와 지명 변화를 이해하는 단서가 됐다.

계양산성박물관에는 대동여지도 가운데 계양의 모습이 담긴 부분도 전시돼 있다. 수업 당시에는 별도의 특별전시가 진행되지 않았고 야외에 바람이 강하게 불어, 참가자들은 박물관 2층에서 교육용 지도를 펼쳐 살펴봤다. 넓은 지도가 실내 바닥을 채우자 참가자들은 각 지역과 산줄기, 길의 연결을 따라가며 지도에 담긴 세밀한 표현을 관찰했다.

수업에서는 산길을 오가며 지형을 확인하고 이를 정교한 지도에 담아내는 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는 점도 함께 설명했다. 대동여지도 원본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돼 있다는 내용도 소개됐다.

지역의 숨은 이야기를 교육으로 연결

우리 마을 유물탐험대 프로그램은 계양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 주민의 기획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계양 곳곳에 남아 있는 역사와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탐방과 역사교육 활동을 이어왔으며, 관련 활동은 공모사업과 평생학습도시 활동으로 확장됐다.

프로그램 설명에는 한글 대동여지도 책이 활용됐다. 어려울 수 있는 옛 지리와 지역의 위치를 참가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지도 속 계양과 현재의 계양을 비교하도록 수업이 진행됐다. 앞서 다룬 연무정 수업 내용은 교육책자로도 제작됐다.

지역의 구체적인 장소와 역사적 배경을 함께 설명하는 방식은 지도에 표시된 이름을 단순히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어떤 역사와 문화유산이 남아 있는지 차례로 살펴봤다.

부평향교에서 지도 안내문 작성

두 번째 역사수업은 인천광역시 계양구 계산동에 있는 부평향교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현장 안내도를 살펴보고 자신들이 만들 지도에 들어갈 안내문을 작성했다.

첫 수업에서 대동여지도의 구성과 계양의 위치를 확인했다면, 두 번째 수업에서는 현장에서 얻은 정보를 글로 정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도에 장소만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공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설명을 함께 담는 과정이었다.

인천도호부관아에서 살핀 관아의 모습

세 번째 역사수업은 원형이 사라진 부평도호부를 이해하기 위한 현장 답사로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매소홀로 589에 있는 인천도호부관아 재현시설물을 찾아 관아의 공간과 형태를 살펴봤다. 이곳에는 인천향교와 인천도호부청사 관련 시설이 자리한다.

현장에서는 현재 남아 있는 재현시설물을 통해 과거 지방 행정공간의 모습을 이해하는 활동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앞선 지도수업에서 익힌 지역의 역사적 맥락을 실제 공간과 연결해 살펴봤다.

옛 지도 원리를 오늘의 그림으로

미술 프로그램은 인천광역시 계양구 경명대로1052번길 5에 있는 꿈꾸는나무미술학원에서 진행됐다. 대동여지도가 지역과 길을 정확하면서도 알아보기 쉽게 표현한 것처럼, 참가자들도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로 바꾸는 작업에 참여했다.

1회차 수업에서는 평소 사용하는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여행하고 싶은 곳이나 음식점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후 목적지와 주변 정보를 보기 쉽게 정리해 직접 지도로 그렸다. 현대의 디지털 지도에서 찾은 위치 정보를 손으로 다시 표현하면서 지도에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2회차 수업에서는 대동여지도에 표시된 지도표와 기호의 종류를 알아봤다. 참가자들은 지도 기호를 직접 그려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의 특징을 살린 그림 기호와 이모티콘도 만들었다.

옛 지도의 기호를 관찰한 뒤 오늘날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장소를 새로운 기호로 나타내는 과정을 통해 역사수업과 미술수업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참가자들은 같은 장소도 어떤 특징을 중심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지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작품으로 확인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마을교육

이번 프로그램은 계양의 문화유산을 현장에서 살펴보고, 대동여지도에 나타난 지역의 모습을 현재의 공간과 비교한 뒤, 배운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1. 계양산성박물관에서 대동여지도의 구조와 특징을 학습했다.
  2. 지도에 기록된 안남산과 오늘날 계양산의 관계를 살펴봤다.
  3. 부평향교에서 지도 안내문을 작성했다.
  4. 인천도호부관아 재현시설물에서 과거 관아의 모습을 확인했다.
  5. 현대 지도와 옛 지도 기호를 활용해 자신만의 지도를 제작했다.

역사적 사실을 듣는 수업과 현장을 직접 살피는 답사,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미술활동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지역의 역사를 생활공간 속에서 발견하고, 그 내용을 스스로 정리해 지도에 담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대동여지도에서 출발한 활동은 옛 지도를 감상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지도 속 계양의 흔적을 찾고, 부평향교와 인천도호부관아를 답사하며, 오늘날의 지도 사용법과 그림 기호까지 연결했다. 참가자들이 완성한 지도에는 과거의 지역사와 현재의 생활공간이 함께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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