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의 가을을 울린 GLORIA

우승의 기쁨을 담은 정기연주회
2026년 10월 17일 오후 5시, 인천 계양문화회관에서 제8회 계양구립소년소녀합창단 정기연주회 ‘GLORIA’가 열렸다. 이번 공연은 합창단이 대한민국국제합창대회 어린이 부문에서 우승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계양구립소년소녀합창단은 2013년 9월 창단된 계양구의 대표 문화예술단체다. 유은미 예술감독과 약 40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정기연주회를 비롯한 여러 무대에서 폭넓은 합창곡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단원들이 꾸준히 다져 온 기량과 서로 맞춰 온 호흡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무대가 됐다.
공연 전부터 가득 찬 기대감
계양문화회관 로비에는 ‘GLORIA’라는 글자가 적힌 붉은색 배경의 포토존이 마련됐다. 한쪽에는 공연 브로셔가 비치돼 관람객들이 전체 프로그램과 출연진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
안내데스크에서는 오후 4시부터 선착순으로 좌석권을 배부했다. 데스크 옆에는 관람객들이 가져온 꽃다발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공연 시작을 10분가량 앞둔 오후 4시 50분 무렵에는 객석이 관람객들로 가득 차 정기연주회를 향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브로셔에는 예술감독 겸 지휘자와 참여 예술가들의 프로필이 소개됐다. 계양구립교향악단 바로크 앙상블에 관한 내용도 함께 실려 공연에 참여하는 출연진의 구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바로크 선율로 연 공연의 문
공연의 시작은 계양구립교향악단 바로크 앙상블이 맡았다. 앙상블은 헨델의 오라토리오 《Solomon》 가운데 ‘셰바 여왕의 도착’을 연주했다. 간결하고 힘찬 리듬이 반복되는 가운데 악기들이 경쾌하게 선율을 주고받았다. 바로크 음악 특유의 우아함과 생동감이 공연장에 퍼지면서 본 무대를 향한 기대도 높아졌다.
이어진 1부에서는 안토니오 비발디의 《Gloria RV 589》가 연주됐다. 이 작품은 비발디가 1715년부터 1717년 무렵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모두 12개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 악장 | 곡명 | 뜻 |
|---|---|---|
| 1 | Gloria in excelsis Deo |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
| 2 | Et in terra pax | 땅에서는 평화 |
| 3 | Laudamus te | 주를 찬양하나이다 |
| 4 | Gratias agimus tibi | 주께 감사하나이다 |
| 5 | Propter magnam gloriam tuam | 주의 크신 영광으로 인하여 |
| 6 | Domine Deus | 주 하나님 |
| 7 | Domine, Fili Unigenite | 외아들 주 예수 |
| 8 | Domine Deus, Agnus Dei | 주 하나님, 하나님의 어린양 |
| 9 | Qui tollis peccata mundi |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
| 10 | Qui sedes ad dexteram Patris |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는 주님 |
| 11 | Quoniam tu solus Sanctus | 홀로 거룩하시며 |
| 12 | Cum Sancto Spiritu | 성령과 함께 |
제7악장 ‘Domine, Fili Unigenite’에서는 경쾌한 리듬과 생동감 있는 선율이 힘찬 분위기를 만들었다. 제11악장 ‘Quoniam tu solus Sanctus’에서는 합창단의 목소리를 통해 경건하면서도 웅장한 바로크 음악의 매력이 드러났다.
합창단의 각 성부가 만든 풍성한 조화와 바로크 앙상블의 섬세한 연주가 어우러지며 비발디 음악의 밝고 찬란한 울림을 전했다. 1부가 끝난 뒤에는 15분 동안 휴식 시간이 이어졌다.
목소리만으로 완성한 아카펠라
2부에서는 별도의 악기 반주 없이 여러 성부의 목소리만으로 화음을 만드는 아카펠라 무대가 펼쳐졌다. 합창단은 ‘달아 달아’와 ‘어머니 말씀드릴게요’를 차례로 불렀다. 악기의 도움 없이 목소리와 호흡만으로 무대를 채우며 단원들의 섬세한 표현력과 조화로운 합창을 보여줬다.
‘달아 달아’는 초가삼간 집을 짓고 부모님을 모시며 살아가고 싶은 소박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각 성부가 선율을 주고받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다채로운 음향과 풍성한 화음이 만들어졌다.
이어 연주된 ‘어머니 말씀드릴게요’는 프랑스어 제목으로 ‘Ah! Vous dirai-je, Maman’이다. 오늘날 친숙한 ‘반짝반짝 작은 별’과 ‘알파벳 송’을 비롯해 여러 노래와 변주곡의 바탕이 된 선율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어와 영어가 어우러진 노래에서는 고전적인 선율의 우아함과 합창 특유의 생동감 있는 에너지가 함께 나타났다.
2부를 마친 뒤에는 계양구립소년소녀합창단의 여러 활동 장면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관객들은 단원들이 무대 위에서 하나의 하모니를 완성하기까지 함께 연습하고 노력한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서로 협력하며 성장해 온 단원들의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꿈과 희망을 노래한 우리들의 무대
3부는 ‘우리들의 노래’를 주제로 꾸며졌다. 꿈과 희망을 담은 친숙한 동요들이 이어지며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첫 곡 ‘새싹들이다’는 1983년 제1회 MBC 창작동요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어린이를 이제 막 돋아나는 새싹에 비유하고,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밝은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 합창단은 맑고 경쾌한 목소리에 간단한 율동을 더해 발랄하고 생동감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다음 곡은 정예나 단원이 독창을 맡은 ‘거북이처럼’이었다. 이 곡은 빠르게 앞서가는 것보다 자신의 속도에 맞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과정의 소중함을 거북이에 빗대어 표현한다. 저마다 다른 속도로 꿈을 향해 가는 어린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하며, 자신만의 걸음으로 성장하는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3부의 마지막 곡은 ‘꿈꾸지 않으면’이었다. 간디학교 교가로 시작된 이 노래는 학교를 넘어 어린이와 청소년, 교사와 어른들이 함께 부르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꿈을 향해 새로운 길을 걷는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 배움과 꿈 그리고 함께 꿈꾸는 힘의 의미를 노래했다.
단원 소개와 흥겨운 앙코르
3부 공연 뒤에는 신입 단원과 단원장, 부단원장, 각 성부의 파트장과 졸업생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합창단을 구성하고 이끌어 온 구성원들이 차례로 관객과 인사를 나눴다.
공연의 마지막은 독일 곡 ‘트리치 트라치’가 장식했다. 제목에는 소문이나 수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합창단의 노래와 매력을 널리 소문내 달라는 의미로 선정된 앙코르곡으로, 마치 이야기를 곳곳에 퍼뜨리는 듯한 재치 있는 율동이 더해졌다.
흥겨운 노래와 움직임이 어우러진 앙코르 무대는 정기연주회의 마지막을 활기차게 마무리했다. 단원들이 마지막 인사를 건넬 때까지 객석에는 공연의 여운이 이어졌다. 어린 단원들의 밝은 에너지와 여러 성부가 함께 빚은 하모니가 이번 ‘GLORIA’ 무대의 중심을 이뤘다.
공연이 열린 계양문화회관
이번 정기연주회가 열린 계양문화회관은 인천광역시 계양구 계양산로35번길 11에 자리하고 있다. 로비의 포토존과 브로셔 비치 공간, 좌석권 배부 안내데스크와 꽃다발 보관 공간이 운영됐으며, 공연장 안에서는 계양구립소년소녀합창단과 계양구립교향악단 바로크 앙상블의 무대가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