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만나는 이열모 화백의 필묵 예술

인천시립박물관에서 만나는 창운 이열모 특별전
초록이 짙어가는 여름, 인천시립박물관에서는 한국 동양화의 거장 창운 이열모(1933~2016)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 〈어지러이 푸르른… 필묵의 귀환〉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인천에서 꿈을 키워 세계적인 화가로 성장한 이열모 화백이 자신의 예술적 고향으로 돌아온 뜻깊은 귀환을 기념하는 자리다.
필묵사생의 개척자, 이열모 화백의 예술 세계
이열모 화백은 사생 현장에서 화선지에 먹으로 그림을 완성하는 필묵사생(筆墨寫生) 기법을 개척한 인물이다. 이번 전시에는 유족이 인천시에 기증한 362점의 작품과 유품 중 엄선된 작품들이 전시되어 그의 예술혼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화가가 직접 사용했던 화구와 도구들도 함께 전시되어 작품 완성 과정의 깊이를 더한다.
인천에서 싹튼 예술혼과 자연에 대한 깊은 사유
충북 보은 출신인 이열모 화백은 어린 시절 인천으로 이주해 서림초등학교, 인천중학교, 인천고등학교를 다니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 인천은 단순한 학창 시절의 도시를 넘어 그의 예술적 뿌리가 된 곳이다. 골목길과 바다, 계절마다 변화하는 풍경은 그의 감성과 작품 세계를 키워준 소중한 자양분이었다.
특히, 차가운 겨울 시골 풍경을 담은 설경 작품은 무더운 여름에 관람객들에게 청량한 피서가 되어준다. 미국 워싱턴 유학 시절 서구 현대미술을 접한 그는 오히려 우리 자연과 정서가 세계적인 예술임을 확신하며 전국의 산과 들을 직접 걸으며 한국적 실경산수화를 완성해 나갔다.
전시에서 만나는 네 가지 주요 이야기
- 소년의 기억, 인천
전시는 화가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다. 인천중학교 교지를 위해 그린 〈웃터골〉과 학창 시절 스케치, 작품들을 통해 어린 소년이 바라본 인천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의 첫 붓끝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 마음이 머문 자리, 사생
이열모 화백은 현장에서 먹과 붓으로 자연을 담아내는 필묵사생을 개척했다. 전시에는 그가 평생 들고 다녔던 화판과 화구를 재현한 '노상의 화실'도 마련되어 있다. 자연의 숨결을 담은 사생 작품들은 단순한 풍경이 아닌 자연과 교감한 시간을 보여준다. - 운필의 변주
화백이 가장 사랑한 소재는 겨울 산과 나목이다. 절제된 먹빛과 여백, 단정한 붓놀림 속에 자연을 바라보는 깊은 시선이 담겨 있다. 작품 앞에 서면 복잡한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 인연과 교감
전시 마지막 공간에서는 작품뿐 아니라 화백이 남긴 다양한 유품과 기록을 통해 그의 따뜻한 삶과 주변 인연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시 관람과 주변 산책 코스 추천
이번 전시는 깊은 먹의 울림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전시다. 미술을 어렵게 느끼는 관람객도 작품 설명과 함께 자연스럽게 작가의 시선에 공감할 수 있다. 전시 관람 후에는 박물관 주변 청량산 자락 숲길, 전통사찰 흥륜사, 인천상륙작전기념관, 가천박물관 등을 산책하며 작품이 남긴 여운을 이어가는 것도 추천된다.
또한, 안동 서애재, 괴산 화양동 계류, 용봉산 병풍바위, 월출산 등 인근 명소를 함께 둘러보면 더욱 풍성한 문화 체험이 될 것이다.
전시 개요
| 전시명 | 창운 이열모 기증특별전 〈어지러이 푸르른… 필묵의 귀환〉 |
|---|---|
| 기간 | 2026년 6월 16일(화) ~ 7월 12일(일) |
| 장소 | 인천시립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
| 관람료 | 무료 |
| 주차장 | 무료 (협소) |
맺음말
이번 전시는 한 화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넘어 인천이라는 도시가 품어낸 예술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다. 평생 우리 산천을 화폭에 담아온 창운 이열모 화백의 필묵 예술이 그의 예술적 고향 인천에서 시민들과 다시 만나고 있다. 올여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먹빛이 전하는 고요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길 권한다. 한 폭 한 폭에 스며든 자연의 숨결과 깊은 사유가 바쁜 일상에 잔잔한 쉼표를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