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순대국밥과 문화예술의 만남

인천 송현동순대골목, 전통과 정이 살아있는 공간
인천 송현동에는 오랜 세월 맛으로 인정받아온 소문난 골목거리가 있습니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늘어선 순대 맛집들이 모여 있는 송현동순대골목이 바로 그곳입니다. 이 골목은 단순한 먹거리 장소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삶과 애환이 녹아 있는 공간으로, 1970~1980년대 산업화 시기 인근 공단 노동자들과 기차역을 이용하는 서민들에게 저렴하고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며 형성되었습니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단골손님과 상인들 사이에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함께 음식을 나누는 따뜻한 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송현동순대골목은 전통적인 감성을 간직한 레트로 분위기가 매력적이며,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장면들이 펼쳐져 젊은 층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30년 이상 영업한 가게 약 10곳만 남아 있지만, 진짜 맛집만 남아 어느 가게를 들어가도 보장된 맛을 자랑합니다.
전통 혼수 거리, 실향민의 역사와 함께한 한복 문화
송현동순대골목 인근 중앙시장 내에는 전통 혼수 거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혼수용 이불, 전통 한복, 주방용품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줄지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곳은 1951년 1·4후퇴 시절 황해도 등 북녘에서 피난 온 실향민들이 모여 살면서 바느질 솜씨가 좋은 아낙네들이 직접 지은 옷가지를 팔며 한복거리가 형성된 곳입니다.
1980년대에는 전국 각지에서 한복을 만들기 위해 손님들이 모여들 정도로 유명세를 탔으며, 현재도 50년 이상 대를 이어 한복집을 운영하는 전통 있는 가게들이 있습니다. 전통 한복뿐 아니라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춘 세련된 개량한복도 진열되어 있으며,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인천북광장, 문화예술과 시민의 만남의 장
전통 혼수 거리를 둘러본 후에는 동인천북광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시민과 예술 애호가들이 소통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컨테이너형 복합 문화예술공간인 동인천아트큐브가 있습니다. 동인천아트큐브는 동인천역 일대를 시민들의 자유로운 문화예술 향유 공간으로 조성하여 젊은 층의 유입과 지역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동인천북광장에는 기후 위기 시계가 설치되어 있어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제물포와 노량진역을 오가던 실제 기차 모형이 전시되어 있어 역사적 의미를 더합니다. 이 기차는 ‘모갈 1호’라 불렸으며, 당시 사람들은 ‘화차’ 또는 ‘화륜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동인천북광장에는 자전거 보관함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전철 이용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송현동순대골목에서 따끈한 순대국밥 한 그릇으로 든든히 배를 채운 후, 전통 혼수 거리와 동인천북광장을 함께 방문하며 정겨운 인심과 활기찬 도시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