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암미술관서 만나는 부채의 미학

여름 무더위 식히는 부채의 예술, 송암미술관 특별전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송암미술관에서 특별전 '부채, 세 가지 바람'이 오는 6월 24일부터 12월 14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부채라는 일상 속 도구가 지닌 다양한 의미와 미학을 조명하며, 총 90여 점의 부채와 관련 유물을 선보인다.
부채,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의 깊은 뜻
‘부채’라는 단어는 ‘바람을 부친다’는 뜻의 순우리말로, ‘부치다’와 도구를 뜻하는 ‘채’가 결합된 말이다. 단순히 더위를 식히는 실용적 도구를 넘어, 옛 선조들은 부채를 아름다움과 품격을 드러내는 예술품으로 여겼다. 종이 위에 시와 그림을 그려 장식한 부채는 감상과 수집의 대상이 되었다.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보는 부채의 삶과 이상, 취향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일상의 바람’에서는 부채가 사계절 생활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살펴본다. 더위를 식히고 불을 피우는 데 쓰였으며, 곡식의 쭉정이를 날리거나 의례에도 사용되는 등 다양한 용도를 지녔다. 옛사람들은 부채의 다채로운 쓰임새를 ‘팔덕선(八德扇)’이라 불렀다.
두 번째 ‘선비의 바람’에서는 부채 위에 그려진 선면화(扇面畵)를 중심으로 선비들의 정신세계와 풍류를 소개한다. 산수화와 사군자, 시가 담긴 부채는 선비들 사이에서 예술적 교류와 우정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
마지막 ‘취향의 바람’에서는 백선도(百扇圖), 백납도(百衲圖) 등 다양한 부채 회화와 선추(扇錘), 부채를 소재로 한 도자기 등 상류층의 예술적 취향을 반영한 유물을 전시한다. 이를 통해 부채가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예술품으로 승화된 과정을 보여준다.
삶과 예술이 만나는 부채의 세계
이번 전시는 부채가 단순히 더위를 식히는 도구를 넘어, 삶의 일부이자 예술의 대상임을 일깨워준다. 여덟 가지 덕목을 지닌 부채의 의미를 배우며, 관람객들은 몸과 마음에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시 장소는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비류대로55번길 68에 위치한 송암미술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