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으로 하나 되는 인천수어문화축제
2025 인천수어문화축제 현장 스케치
가을 햇살이 따사로운 인천에서 열린 2025 인천수어문화축제는 농아인과 비농아인이 함께 어우러져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축제 현장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로 활기차고 따뜻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수어 애국가, 손짓으로 전하는 감동
개회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순간은 수어로 표현된 애국가 제창이었습니다. 자원봉사 학생들이 마치 춤을 추듯 구절마다 손짓으로 애국가를 전달하는 모습은 역동적이고 아름다웠으며, 참석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장면은 수어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예술적 감동과 마음의 언어임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체험 부스에서 만난 수어의 즐거움
축제장 곳곳에는 어린이 수어 놀이 부스가 마련되어 아이들이 동물 이름 수어를 배우고 한글 자음과 모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만드는 체험에 열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서툰 손짓에도 밝은 미소로 수어를 익히는 아이들의 모습은 축제의 따뜻함을 더했습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수어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큰 관심을 보였고, 수어 배우기에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손끝으로 펼쳐진 감동의 무대
공연팀들은 모두 검은 옷을 입어 손짓이 더욱 돋보이도록 했으며, 무대는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손의 움직임이 빛나는 순간들로 가득했습니다. 농아인 부모를 둔 코다미아 님의 '전하지 못한 말' 공연은 자신의 성장 이야기를 예술로 승화시켜 깊은 울림을 전했고, 수선화 팀과 수어소리 팀은 각각 '별빛같은 내사랑아'와 '거위의 꿈'을 수어로 표현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지구인 수어합창단의 '봄이 좋냐' 무대는 통통 튀는 안무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문자통역사, 소통의 새로운 다리
축제에서 만난 문자통역사들은 특수 자판을 사용해 음성을 실시간 문자로 입력, 농아인들이 내용을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의 뛰어난 실력은 회의나 강의 등 다양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며, 인천 지역 농·난청인들에게 40시간 지원이 제공되고 '소통SOTONG' 앱을 통해 당일 신청도 가능하다는 점이 소개되어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인천의 과제와 희망
한편, 인천에는 시 차원의 수어통역센터가 광역센터 단 1곳뿐이라는 현실은 3만 명에 달하는 농아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소통 지원 인프라가 부족함을 보여줍니다. 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다행히 인천농아인협회에서는 체계적인 수어 교육을 제공하며, 문자통역 서비스 등 다양한 소통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어 희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포용과 화합의 메시지
이번 축제는 수어의 가치와 농아인 문화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소리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에 더 많은 이들이 귀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함께 나아가야 할 길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밑거름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기대
다채로운 문화와 정보가 어우러진 인천수어문화축제가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지속되기를 바라며, 인천이 모두가 함께 웃고 소통하는 유쾌한 공동체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누구나 수어에 도전해 보는 것도 새로운 소통의 즐거움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