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제물포 인문로드 6코스 도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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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제물포 인문로드 6코스 도보여행

인천 제물포 인문로드 6코스 도보여행

일요일 아침 9시 30분, 인천시 중구 신포로39번길 74에 위치한 인천시민애집 앞에서 도보여행이 시작됐다. 시민애집은 과거 닫혀 있던 공간에서 시민에게 열린 기록의 집으로 변모한 장소로, 이날 산책의 출발점으로서 의미를 더했다.

참가자들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후 천천히 언덕을 올라 자유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에서는 바람에 흔들리는 오래된 나무들이 산책객을 맞이했고, 전망대에서는 항만과 개항장 라인이 한눈에 들어왔다. 돌계단과 금속 난간 등 옛 산책로의 흔적이 공원의 역사를 조용히 전했다.

특히 맥아더 동상 앞에서는 각기 다른 시각으로 장소를 해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잠시 머물렀다.

자유공원을 내려서면 화평동 냉면거리가 나타난다. 문을 여닫는 소리, 육수에서 피어오르는 김,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 등 동네의 생생한 생활감이 전해졌다. 냉면 한 그릇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동과 기억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 더해지면서 간판들까지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어 1930년대 건물을 활용한 아트스테이 1930에 들렀다. 오래된 벽과 나무결 사이에 전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낡음과 새로움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로비에는 옛 사진과 지도가 비치되어 주변 골목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었고, 내부는 창호와 목재보를 드러낸 채 객실과 전시 공간으로 재구성되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임을 보여줬다.

싸리재 골목으로 접어들면서 산책객들은 골목의 소소한 풍경과 생활 소리에 더욱 가까워졌다. 경사진 골목길, 담벼락을 타고 흐르는 생활 소리, 창틀에 놓인 화분 등 일상적인 요소들이 산책의 분위기를 한층 더했다. 골목은 Y자 갈래로 나뉘며 낮은 가로등과 오래된 난간, 각기 다른 높이의 번호판이 골목의 시간을 말해주었다.

산책 중간에 잠시 멈춰 숨을 고르면 부엌의 설거지 소리와 카트 바퀴 소리가 배경음처럼 들려왔다. 긴담모퉁이집에 도착했을 때는 집이 전하는 시간의 결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단순히 예쁜 옛집이 아니라 동네의 역사와 현재의 삶이 맞닿아 있는 공간이었다.

해설자는 "살고 있는 사람의 불편과 도시의 기억을 함께 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존과 개발을 단순히 양자택일로 보지 않고, 현재의 삶을 해치지 않으면서 무엇을 어떻게 남길지 함께 고민하자는 제안이었다.

오후 12시 30분, 산책을 마치고 다시 골목 초입을 돌아보니 아침과는 다른 시선으로 풍경이 다가왔다. 같은 길이라도 보는 방식에 따라 기록이 달라진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번 제물포 인문로드 도보투어 6코스는 인천시민애집에서 시작해 자유공원, 화평동 냉면거리, 아트스테이 1930, 싸리재, 긴담모퉁이집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단순히 어디를 봤는지가 아니라 왜 그곳에서 멈췄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산책이었다. 다음에 다시 걸어도 같은 속도로 지나가기 어려울 만큼 멈춰야 할 지점이 분명해지는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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