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도 목섬, 바닷길 열리는 기적의 풍경

선재도 목섬, 바닷길 열리는 기적의 풍경
지난 주말, 인천 옹진군 선재리 선재도를 찾았다. 따스한 햇살 아래 펼쳐진 목섬 주변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정오 무렵 도착한 선재도는 이국적인 음악이 흘러나오는 뻘다방 인근 주차장에서부터 여행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경사진 길을 따라 걷자, 끝없이 펼쳐진 새하얀 모래사장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 너머로는 할머니 모자처럼 생긴 목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왔다. 사전에 확인한 간조 시간과 맞물려 바닷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오후 4시 이후 만조가 시작된다는 예보에 따라, 목섬의 신비로운 '모세의 기적'을 체험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확보했다. 해변을 따라 걷는 동안 아이들이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는 정겨운 모습과 노란 금계국이 만발한 풍경이 여행의 설렘을 더했다.
목섬까지 이어진 고운 모래밭은 걷기에 편안했고, 사진 촬영에도 최적의 장소였다. 방문객들은 각기 다른 각도에서 사진을 찍으며 이국적이고 비현실적인 공간을 경험했다. 다만, 방문 당시에는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 목섬 뒤편까지는 접근하지 못했으나, 모래톱이 드러나면서 작은 섬들이 모습을 드러내 새로운 탐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바람은 상쾌하고 끈적임 없이 불어와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었다. 바다에 발자국을 남기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목섬은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로운 장소로, 방문 전 반드시 간조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닷길이 열리면 갯벌 체험이 가능하며, 아이들과 함께 바지락을 캐는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뻘다방, 선재도의 특별한 공간
목섬을 마주한 뻘다방은 '아버지의 바다'라는 책과 TV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바 있는 특별한 카페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를 넘어, 사장 김연영 작가의 삶과 철학이 깃든 공간이다. 사장님은 고향 선재도로 돌아와 직접 나무와 대문을 활용해 뻘다방을 꾸몄으며, 이곳은 그가 버티기 위해 만들어낸 장치라고 설명했다.
남미 음악이 흐르는 뻘다방에서는 갯벌을 바라보며 잠시 여행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도시에 지친 이들이 커피 한 잔과 음악, 좋은 문화를 통해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장님은 뻘다방이 안전하게 오래 지속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뻘로장생 아트하우스 갤러리
뻘다방 2층에는 '뻘로장생'이라는 아트하우스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민박방이었던 이 공간은 예술과 소통을 위한 장소로 탈바꿈했다. 제도권 밖 소시민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나누는 창구로, 매달 다양한 전시와 공연, 원데이 클래스, 명상 등 문화 행사가 열린다.
방문 당시에는 최힘찬 작가의 개인전 '소용없는 기도'가 진행 중이었다. 이 전시는 서로 만나는 소용없는 기도를 통해 다시 기적을 마주할 수 있다는 염원을 담아, 하루하루 소중히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2층 갤러리에서는 탁 트인 바다 전망을 감상하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선재도 뻘다방은 단순한 카페를 넘어 예술가의 삶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깃든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시원한 커피를 마시고, 신비로운 목섬의 바닷길을 거닐며, 갤러리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경험은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될 것이다.
인천 당일치기 여행지로 손색없는 선재도 뻘다방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위치 정보
목섬: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선재리
뻘다방: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선재로 55
